네가 내리는 날.

먼지쌓인방 2008. 8. 15. 22:41 posted by yeena,
" 그 날,
  혼자 영화를 보고 집으로 가려고 극장에서 나왔는데.
  땅이 젖어있더라구... "
 
 
" 음, 그래서? "
 
 
" 음, 그래서
  '그제서야 아 비가 왔었구나. 여기 서울에.'하고 생각했어. "
 
 
" ... "
 
 
" 혼자 터벅터벅 젖은 땅을 걸어 되돌아오면서 생각했어.
  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물론 서울의 일부지역에만 국한된 소나기 였을지 모르지만,
  하늘 아래 온 세상에, 비가 왔었구나.
  그리고 지금은 비가 그쳤구나. 하고말야. "
 
 
" 음, 그렇지.
  근데 그게 무슨뜻이야? "
 
 
" 그냥, 그 사람도 그랬던 것 같아서.
  우린 연애를 하자 한것도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을 좋아하고.
  또 연애인지 뭐였는지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과 헤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 때에.
 
  ...마치 내리는 지도 그치는 지도 몰랐던 비 처럼.
  내 모든 곳에. 온 나에게. "
 
" 그날은 비가 아니라 너의 그사람, '네가 내리는 날' 이었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