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와 같아서

먼지쌓인방 2009. 4. 19. 04:01 posted by yeena,
얼마전에 뽑은 세개의 사랑니 자리에 자꾸 음식물이 낀다.
무엇인가를 먹고나면 양치로도 빠지지 않는 음식물 덩어리를 빼기 위해 고생을 한다.
종종 심한 양치질 탓에 칫솔모에 피가 묻어 나오기도 한다.

혀를 대어보면 사랑니 뺀 그 자리는 그 커다란 이가 자리잡았던 그 곳이
텅 비어 버린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잇몸이 움푹 움푹 패인 자리를 가만히 혀로 느끼다가
몇 년 전에 뽑았던 사랑니 자리가 잇몸으로 제법 메꿔져 있음을 발견했다.

아, 그리고
지금의 이 입안의 빈자리 같은 마음의 자리도.
언젠가,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잇몸같은 사람으로 채워져 있으리라 생각하니
마음의 조급함을 덜게 된다.


지난 사람의 빈 자리도
사랑니와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