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먼지쌓인방 2008. 9. 3. 17:01 posted by yeena,

집에서 마포역로 향하는 길은 내내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쓰고 있다.
무심하게 고개를 살짝들어 설익은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열매가 맺혀 힘겨운 듯 축 늘어진 가지를 보고 있자니
용문사에 다시 가고 싶어진다.
용문사의 열 아름은 족히 되어 보이던 그 은행나무에도 은행이 열렸을까.
천년도 넘게 살았다는 그 고목 앞에서, 결실의 여부를 두고 그와 했던 내기를 떠올린다.
열매따위 맺히지 않아 당신이 이겨도 좋으니, 우리 다시 그곳에 함께 가 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