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なたの相鎚だけ望んでいるあたしはあたしは
그대의 맞장구만을 바라고 있는 나는 나는


내멋대로너의벗은몸을상상한다.
내멋대로너의젖은머리카락을상상한다.
내멋대로오늘너의옷차림을상상한다.
5살정도먹은약간은낡은듯한옷감과
네몸이만들어낼조화를상상한다.
내멋대로오늘의날씨를상상한다.
물론,화면에쓰여있는숫자를어느정도참고하지만.
내멋대로너의아침식사를상상한다.
내멋대로너의뒷모습을상상하고
너의뒤를미행하는상상을한다.




내멋대로어느새나는너의집에와있다.
너와함께잠을자고너와함께아침을먹고너와마주보고이야기를한다.

오늘아침,
집을나서는너를아쉬워하며
너의바짓가랑이를잡고늘어지면서,
잘다녀와,마음에없는인사를한다.
배려심깊은네가
무척이나어려운척나를떼어놓으면,
그제서야착한아이로돌아가
너의어깨를쓸고목에매달려흡착식뽀뽀를한다.



뽁뽁.




네방에혼자남은나는온방을휘젓고다니며냄새를맡는다.
너의카메라,너의안경,너의모자,너의컵,너의비누,너의수건,너의거울,
너의이불에도,네가벗어둔옷가지에도,너의살냄새가배어있다.
이내기분이좋아져나는아가처럼편안한마음으로다시잠에든다.

그리고,오늘은네가일찍돌아와주었으면,
하고생각한다.

네가돌아오면,
지난번공원에서우리둘이산책할때보았던
꼬리가조금휜그고양이를데려와도괜찮겠냐고.
내가씻기고먹이고다잘할께,고양이돌보기를귀찮아하는너에게.
그리고고양이이름은
'정어리'라고하는게어때.
라고물어봐야지.

밑줄 긋고 싶은 말.

먼지쌓인방 2008. 5. 28. 04:30 posted by yeena,

아프지마. 라는 말과
아프지도마. 라는 말은 그저 한 음절의 차이 뿐인데.
아프지도마. 라고 온 문자에 시선이 오래 머문다.
편지라면 색깔있는 볼펜으로 밑줄을 그어두고 싶다.

감정의 상자.

반토막의정어리 2008. 5. 25. 21:28 posted by yeena,

#1. 호의와 호감.

원래 친절이 몸에 밴 사람이 베푸는 '호의'를
'호감'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너무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단지 '호의'라는 걸 알고 있는데,
마음은 그냥 '호감'이었음 하는 거.

얼마나 더 이성적인 사람이 되어야 착각하지 않고
단지'호의'에 불과한 상대의 행동들에 설레어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잘해주지 마세요.'라고 선언하기엔 뭔가 매끄럽지 않다는 기분이 심하게 든다.
나는 절대 이성적인 사람이 아닌데. 나한테는 어려운 일이다. 정말.

 

 

#2. 감정이 상황을, 상황이 감정을.

'우리 결혼했어요.'를 봤다. 티격 태격하기만 하던 서인영-크라운제이 커플.
오늘은 티비를 보다가 어느샌가 크라운제이가 서인영에게 빠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 물론 쓰여진 각본에 의한 '연기'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화면속의 크라운제이는 서인영에게 100% 연기의 감정만으론 지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달까.

'내가 만약에 '가상 결혼 씨츄에이션'에 처해있다면, 나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시간 삶의 공간을 공유하고, 연인처럼 행동해야하고, 서방이라고 부르고 뭐 그런거.
그러다 보면 전혀 없던 정도 생길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서로 전혀 관심없던 두 사람이 주변의 부추김?에 의해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되고 연인모드로
발전하는 것을 종종 본 적이 있다.
입에 담아둔 어떤 감정을 입밖에 내면 그것이 곧 어떤 힘에 의해서 현실화 는,
뭐 그런 거?ㅡ분명 감정이란건 어떤말로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지만ㅡ.

다시 '우리 결혼했어요'로 돌아가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 상황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이라는 것이 감정을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어떻게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단지 상황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는 것.
과학동아에 사랑이라는 감정도 '뇌의 화학작용'에 불과하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사람의 감정까지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음에 놀라움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참 허무하고도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상황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감정은 '뇌의 화학작용'이라는 말보다는 덜 씁쓸하니 다행이다.

견제 당하는 밤.

먼지쌓인방 2008. 5. 21. 21:26 posted by yeena,



몇달전 나를 좋아한다 말하던 그 아이.
너는 참 좋은애야, 멋진애야.
라는 말이 쑥스럽지 않아질 정도로 자주하던 그 아이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글쎄, 박정현의 노랫속에
'내가 가지긴 싫고 남 주긴 아까운, 그런 기분 뿐일꺼야.'스런 상황이랄까.
나는 내가봐도 너무나도 얄밉게도, 나쁘게도,
언제라도 나를 지지해주던 '친구'인 너를 잃어 서운했달까.
문자를 보다 '여친님'이라는 단어옆에 쓰인'너'라는 말을 보는 순간.
내 가슴이 시즌이 지난 농구장 처럼 텅 비어버렸다.

나는 인사한번 제대로 건네보지 못한 그 여자아이가.
나를 '견제'한다는 말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일도 없이 왠지 '미움'받은것 같은 억울함과,
뚜렷한 권선징악 구도의 이야기속, 욕먹어도 싼 캐릭터가 되어 벌을 받는 기분으로,
기분이 묘했던 밤.

불가사리가 된 여자.

여자이야기 2008. 5. 21. 17:47 posted by yeena,

발자국소리가나지않는여자가있었다.
그여자는아주뾰족한하이힐을신고서나무바닥을걸어도,아니뛰어도,발자국소리가나지않았다.
그녀의발자국소리를들은사람은아무도없었다.
모두들그녀가말을걸고나서야,그순간그곳에그녀가있음을알아채곤했다.

그녀는발자국소리가나지않는것을원망하거나부끄러워하지않았다.
어쩌면오히려그것을즐기는듯했다.

발자국소리가나지않는여자에게는고민아닌고민이하나있었다.
그녀가숨을쉬는매순간그녀의머릿속에는너무많은생각들이떠올랐다.
그것이그녀의고민이었다.

그여자는끊임없이생각했고,
어떤날은너무많은생각들이머릿속에자리를잡고꿈틀꿈틀거렸고,
방안에어지럽게펼쳐놓은책들마냥그녀의머릿속을혼란스럽게했다.
여자는잠을자기위해불꺼진방에서매일밤머릿속에펼쳐진생각들을하나하나덮어야했다.
그과정은또한,학을1000마리쯤접는종이접기와도비슷했다.
똑같은순서로머릿속의생각을하나하나접어가야했다.
선명하게손톱으로접어내지않으면,종종다시펴쳐그녀를번거롭게했으므로
그녀는신중한자세로,천천히,정성스럽게머릿속의생각을접었다.

그러던어느날여자는펼쳐진생각을접다가밤을새고말았다.
어슴푸레밝아오는하늘을보며여자는
다음세상에는제발불가사리가되어태어나게해달라고빌었다.
그리고잠시후,여자는지친눈을감았다.
그리고영원히눈뜨지않았다.

발자국소리가나지않는여자는
방사형의몸체와수없이많은촉수를가진불가사리로다시태어났다.
불가사라는뇌가없었으므로,
그녀는생각을하지않아도되게되었다.
사실,그녀,아니,
그불가사리는자신이이전에무엇이었는지,
어떤고민을가지고있는지,
지금어떤모습이되었는지,
생각할수조차도없었다.

불가사리는,정확히발자국소리가나지않던여자는불가사리로다시태어나
바닷속을기어다니며홍합이나조개따위를먹으며
불가사리가오르도비스기부터지금까지,즉,약5억년동안살아왔듯
그녀도영원히살았다.

그녀가행복하게살았는지는모르겠다.
그녀는'행복','슬픔','아픔','화남'등의감정을느낄수없었으므로.